네일샵을 찾는 목적은 생각보다 다양합니다. 단순히 손톱을 가꾸고 치장하기 위해서라고 여기시는 경우가 많을 텐데요. 네일아트에 자신의 감정을 투영하여 기분을 전환하고 마음을 치유하는 등 고객마다 각양각색입니다. 시술에 따라 짧게는 30분에서 길게는 3시간까지 함께 하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기 때문에, 네일아티스트의 일은 단지 손톱에 예쁜 그림을 그리고 고운 색을 칠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랍니다.

수많은 사람을 만나는 직업이지만 그중에서도 인상 깊은 고객이 있습니다. 퇴사하던 날 저희 샵을 방문해주신 분이었는데요. 그분은 원래 네일아트를 즐겨하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입사하시고 3년 동안, 회사 규정 때문에 단 한 번도 시술을 받지 못하셨대요. 스트레스를 받거나 힘든 일이 있을 때는 직접 못하는 대신 네일아트 영상을 보며 위안 삼았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러던 중 제 SNS에 올려진 아트 사진이 무척 마음에 들어 몇 개월을 손꼽아 기다리셨다고 해요. 시술을 받으시는 내내 정말 예쁘다고 말씀해주셔서 저도 다른 때보다 한층 기합이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시술을 마친 후 완성된 아트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고객이 갑자기 눈물을 뚝뚝 흘리시는 거예요. 제가 너무 당황해서 “마음에 안 드세요? 수정할 부분 있으면 말씀 부탁드립니다”라고 여쭈었더니 “너무 예뻐요”라는 말만 하시며 눈물을 멈추지 못하셨어요.

그 모습을 보며 ‘이 일을 하길 잘했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열정을 갖고 정성을 다하는 일이 다른 사람에게 위로가 될 수 있고 선물처럼 느껴질 수 있구나’라고 생각하니까 사명감마저 들더라고요. 참 뿌듯했어요. 비단 네일아티스트뿐만 아니라 모든 서비스직에 계신 분들이 같은 마음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하는 일이 누군가에게 행복과 만족을 드린다고 느낄 때 정말 보람차잖아요.

사실 힘들 때도 종종 있습니다. 다른 샵과 비교하면서 저의 아트를 깎아내리거나 예약을 하고 말도 없이 오지 않으시거나 하는 분들도 있거든요. 또 항상 노력하고 있지만, 저도 사람이다 보니 언제나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에요. 그럴 때 고객이 “힘내세요”라고 응원해주시거나 오히려 “피곤하실 텐데 수고하셨어요”라는 말씀을 건네주시면 부족하게 해드린 부분은 없었나 돌아보고 반성하게 돼요. 그리고 다시금 밝은 얼굴과 기쁜 마음으로 고객을 맞이할 원동력을 얻게 됩니다.

이처럼 따뜻한 말 한마디가 고객응대근로자에게는 그 어떤 선물보다 값지고 소중하답니다. 당신의 생활을 함께하는 고객응대근로자가 누군가의 친구, 우리의 가족이라고 생각한다면 서로 존중하는 일이 좀 더 쉽지 않을까요?